피학성(자기패배적) 성격

· Freud(1924) 는 어떤 궁극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고통을 자초하는 일반적인 패턴을 좁은 의미의 성적인 피학증과 구분하기 위해

 도덕적 피학증’ (moral masochism) 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 Reich는 이 성격에 대해 고통을 자초하고, 불평하고 자신을 괴롭히고 비하하는 패턴과

  자신의 고통을 통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자 하는 무의식적 소망을 강조하였다.

· 성적 측면을 거론하지 않으면서 피학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대개 도덕적 피학증을 의미 한다.

  도덕적 피학적 행동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태도를 뜻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병리적이지는 않다.

· 성격적으로 강한 피학적 경향을 지녔다고 가정할 수 있는 몇몇 사람들은 (마하트마 간디와 마더 테레사와 같은)

  자기 자신보다 대의를 위해 영웅적인, 심지어 성자와 같은 헌신을 보여 주었다.

· 사고를 잘 당하는 사람, 자살을 기도하지는 않지만 고의적으로 자해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다.

· 자해를 하는 그 사람의 마음속에는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으며, 이런 이상한 수단을 통해 얻으려고 하는 정서적 위안과 비교해 볼 때

  그런 신체적인 고통쯤은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몸에 칼로 상처를 내는 사람들은,

  자기 피를 보면 비로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고, 존재감이 없거나 자신의 감각으로부터 소외될 때 느끼는 고통이

 그 어떤 일시적인 신체적 불편함보다 훨씬 더 견디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 피학증이라는 용어에는 고통과 고난을 좋아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음을 강조한다.

  피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더 좋은 무엇인가를 기대하면서 고통과 고난을 견딜 뿐이다.

· 피학적인 사람은 자신이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그것이 부당하다고 본다.

  그들은 부질없는 아우성으로 귀먹은 하늘을 괴롭히는 세익스피어 소네트의 여인처럼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저주하고 비난한다.

· 가장 현저한 특징은 피해를 자초할 방어적 행동화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환경을 모사한 듯한 비슷한 시나리오 안에서 반복해서 일어난다.

 설상가상으로, 성인으로 이들이 겪는 상황은 주변 사람들의 눈에는 본인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사자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경험하지 못한다.

· 이들은 관심을 아예 못 받는 것보다 차라리 얻어맞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 다른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 피학적으로 조직된 사람들은 자신이 고난을 당하고 있고 누군가가 자신을 학대하고 있음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지만, 그로 인해 어떤 불편감을 느끼고 있음은 부인하고, 가해자가 좋은 의도에서 그랬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Emmanuel Hammer는 ‘피학적인 사람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우울한 사람’ 이라고 말하였다.

· 전반적으로 버림받은 느낌, 버림받았으므로 무가치하다는 느낌에 시달리지만, 만약 자신이 충분히 고통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 보살핌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배운다. (Thompson, 1959)

· "제발 나를 떠나지 마세요. 당신이 없어지면 나 자신을 해칠 거예요.“ 라는 메시지가 많은 피학적 의사소통의 핵심을 이룬다.

· 애정과 학대가 특이하게 결합된 괴롭힘과 집적거림도 피학증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처벌이과도하거나 가학적일 때, 아동은 고통은 관계의 대가라고 배운다. 아동은 신체적 안전보다는 관계를 훨씬 더 갈망한다.

·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불쌍한 친구들에게 애착을 느끼는 경향이 있으며,

  만약 도덕적 피학주의자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면, 자신이 부당하게 고통을 당하고 있음을 인정해 줄 사람들에게 끌린다.

 그리고 자신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심지어 가학적으로 대하는 관계를 거듭 재창조하는 경향이 있다.

· 성격적으로 피학적인 사람들이 성적인 피학증을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자위환상 속에는 성적 흥분을 극대화하기 위해 피학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지만, 파트너가 약간이라도 공격성을 보이면 성적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 자신이 가치 없고, 죄를 지었으며, 거부당할 만하고,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여긴다.

  단순히 상실했다는 느낌보다는 빈곤하고 불완전하다는 느낌, 그리고 오해를 받고 학대를 당할 운명을 지고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 차 있으며, 때로는 이를 의식하고 있기도 하다.

· 상사, 친지, 친구, 배우자가 자신을 함부로 대한다고 애처롭게 호소 하면서도,

  막상 상황을 개선할 어떤 행동을 하도록 격려하면 뭔가 실망한 듯이 보이고, 주제를 바꾸고, 다른 영역에서의 고충으로 초점을 돌린다.

  불행을 용감하게 견딜 때 자존감이 상승하고, 자신의 유익을 위해 행동할 때 자존감이 감소된다면,

  기존의 불행한 상황을 적극적인 시정 조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재구성하여 바라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정신분석적 진단, 학지사. p.364~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