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분석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따로 있나요?

정신분석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아니다. 정신분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여성이건 남성이건 아동이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끼면서 그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이여야 한다.

2. 왜 자신이 이토록 고통스러운가를 자문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 해답을 찾으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3. 이렇게 안 좋은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설명해보려고 시도하는 사람이다.

4. 정신분석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5. 불안이 있어야 한다. 구제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야 한다.

6.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는 능력, 자기 자신 안으로 들어갈 준비가 돼 있고, 내면적 삶의 욕동을 지각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출처 : 카우치에 누운 정신분석가, 장 - 다비드 나지오 지음, 임말희 옮김, NUN, (P.48~50)

* 정신분석 치료에 적합한 사람들

정신분석은 많은 시간, 진지한 노력, 치료비, 희생과 인내가 요구된다.

이렇게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서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정신분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부적당한 환자에게 정신분석을 시도해서 오히려 증세가 악화되고 퇴행되거나 혼란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 때 환자는 애초에 분석을 받지 않았더라면 유지되었을 적응 수준보다 더 악화되어 낭패를 보게 된다.

그래서 정신분석을 시작할 때는 환자가 치료에 적당한지의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여 선택해야 한다.

성격의 구조에 따른 적합성, 현실여건, 분석가 쪽의 여건에 따른 적합성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

1) 자아의 힘(ego strength)

정신분석은 분석가가 환자의 건강한 자아 부분과 치료적 동맹을 맺고 공동 작업을 통해 환자의 무의식에 숨어 있는 신경증적 갈등을 찾아 변형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환자의 ‘자아의 힘’ 이다.

발병하기 전에 ‘인간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 ‘인생의 어려움이나 변화에 직면했을 때 잘 견뎌 냈는가?’

 ‘어떤 목표를 세웠을 때 그것을 향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었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해결해 온 사람이었나?’ 를 보아야 한다.

반면에 생활양상이 온통 반복적인 실패와 부적응으로 점철되어 있는 사람은 곤란하다.

심각한 정신장애와 혼란, 망상 같은 자아기능의 손상이 있었던 사람들도 곤란하다.

이런 환자들은 지지적 정신치료 기법을 사용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지지적 정신치료는 무의식을 드러내게 하지 않고 환자의 적응을 돕고 강한 부분을 격려하는 기법이다.

2) 특수 자아기능의 평가

· 대상관계 : 프로이트는 전이형성의 능력이 없으면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상생활 중에 다른 사람과 정적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또한 유지할 수 있었던 환자는 치료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자라고 평가할 수 있다.

환자가 지속적인 대상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 클수록 치료가 잘 된다. 그 관계가 비록 적대적일지라도 장기간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좋은 것이다.

· 동기 : 정신분석은 힘든 작업이다. 전략 자체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여기에 불안이 따라오며, 전이욕구는 번번이 좌절된다.

 게다가 억압되어 있던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계속 회상해야 한다. 분석가가 칭찬해 주지도 않는다. 환자는 정신분석을 받으면서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좌절에 부딪히게 된다. 그럴 때마다 분석을 그만 두고 싶어진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저항을 극복하게 하는 것이 신경증의 고통이고, 이 고통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치료의 동기이다.

 고통스러운 신경증의 원인이 되는 갈등을 찾아 해결해 보겠다는 의식적 동기와 결심이 강할수록 분석의 전망은 밝다.

때문에 프로이트는 불안 같은 증세를 너무 빨리 없애주는 것을 반대했다. 불안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치료의 동기와 추진력이 되기 때문이다.

 분석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동기는 자신의 문제를 밑바닥까지 따라가 보겠다는 의식적 소망이며, 자신을 변화시켜 보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치료의 동기가 처음에는 애매하다가도 치료가 진행되고,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깨닫게 되면서 강해지는 경우도 있다.

환자가 그의 문제의 밑바닥까지 들추어 보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집요하게 분석가의 즉각적인 충고를 구하거나,

증세의 빠른 해소를 구하며,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 얘기해 보라고 권할 때 불평하는 경우라면 동기가 강하지 않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언어화되지 않은 무의식적 동기이다.

· 마음에 비중을 두는 사고방식 : 환자가 자신의 내적인 감정을 살피고 자각하는 능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치료진행이 잘 될 것이며,

치료실에서 그의 이해의 폭을 더 넓게 확장시켜 갈 수 있을 것이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현실적 사건에 더 비중을 주고 거기에 연상의 초점을 맞추는 환자는 정신분석에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고 매우 극단적으로 강박적이어서 자기 마음속만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이 치료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현실과 외부의 생활환경을 제쳐두고 내관에만 몰두하는 환자도 분석치료에 적합하지 않다.

· 지능 : 지능이 낮은 사람은 대상이 될 수 없다.

· 불안과 인내심 : 치료작업을 해 나가는 동안 불안과 좌절감을 경험하게 된다. 불안이나 좌절을 참을 줄 알고, 치료목표를 달성하려는 희망 때문에 즉각적인 욕구충족을 연기할 줄 아는 사람이 정신분석에 적합하다. 이런 능력은 과거의 생활 중에서 불안과 좌절을 겪었을 때 어떻게 견뎌 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 타자 수정형과 자기 수정형

- 타자 수정형 : 자신을 고치려는 성격이 아니라, 대상과 환경을 지배하고 고쳐서 적응하는 방식으로 이런 유형은 정신분석에 적합하지 않다.

- 자기 수정형 : 전적으로 자신의 내적 변화를 통해서만 적응하려고 한다. 성숙한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환경을 변화시키는 시도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출처 : 정신분석에로의 초대, 이무석, 도서출판 이유, (P225~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