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왜 환자를 카우치에 누이나요?

카우치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먼저 카우치는 피분석인이 추억과 이미지와 감정, 감각 자료들을 불러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준다.

카우치에 눕게 되면, 자기 자신은 물론 세상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뀐다.

환자는 수직적이고 사물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내적인 시각으로 시선이 바뀌는 걸 알게 된다.

카우치의 또 다른 기능은 하루 종일 분석가를 탐색하듯 뚫어져라 쳐다보는 환자들의 시선으로붙 분석가를 해방시켜 준다. 분석가가 환자의 시선을 계속 받게 되면 분석가는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기가 어렵고, 환자가 분석가에게 건네 오는 울림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따라서 환자에게 카우치에 누우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의례적 절차가 아니라 정신분석의 근본적인 스킬이다.

카우치에 누우면 환자는 내면의 이야기를 끌어올릴 수 있고, 분석가는 이야기를 더 잘 들을 수 있게 된다.

출처 : 카우치에 누운 정신분석가 , 장 - 다비드 나지오 지음/ 임말희 옮김. NUN. 2012. (p.13)

카우치에 눕히는 것은 환자가 자유롭게 연상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이다. 자기의 내면을 봐야 할 때에 시선이 외부로 향하게 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의 고백으로는 환자를 보기가 편하다는 것이다. 하루에 여덟 시간 이상을 환자의 시선에 노출된다는 것은 몹시 피곤한 일이다.
환자를 적당한 선에서 퇴행시키기 위해서이다. 분석에서 바람직한 것은 자아의 허용범위 안에서 퇴행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야 유년기 경험을 제대로 기억해 낼 수 있다. 병적 퇴행과는 다르다. 병적 퇴행은 정신분열증 환자나 경계선 장애에서 볼 수 있다.
분석시간이 끝나고 카우치에서 일어나서도 계속 아이처럼 보채고 어린아이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이런 병적 퇴행이 일어난 것이다.
카우치에 누웠을 때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지만, 일어나면 곧 어른의 현실이 회복된다. 현실과 환상을 혼동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분석은 카우치를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외적 기준에 의해서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출처 : 정신분석에로의 초대, 이무석, 도서출판 이유 (P.216 ~ 222)